목양칼럼

    꽃을 기다리는 설레임으로, 십자가의 봄을 맞이합니다.
    2026-03-28 18:41:14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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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흘 전 들여온 긴기아난이 좀처럼 꽃망울을 터트리지 않아 마음을 졸였습니다. 혹여 좁은 화분이 녀석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흙 속에 영양이 다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마음에 결국 화분을 갈아엎었습니다. 여린 뿌리가 다칠세라 흙을 파내는 손길에 절로 조심스러운 정성이 실립니다. 비록 몸은 고단해도 곧 마주할 화사한 꽃 모양을 상상하니 입가엔 어느덧 설레는 미소가 번졌습니다.

    교회 화단에도 봄꽃을 새로 심었습니다. 수선화와 튤립이 아직 기지개를 켜지 않아 다소 삭막했던 자리에 싱싱한 생명력을 채워 넣고 나니, 비로소 교회 울타리에도 완연한 봄이 찾아온 듯합니다. 그런데 거름 섞인 흙을 만지며 문득 한 가지 질문이 마음을 스쳤습니다. ‘나는 식물을 돌보는 이 정성만큼,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을 존중하며 그분을 향한 설레임을 간직하고 있는가?’ 하는 물음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하나님 한 분만으로 가슴 벅차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온종일 찬송과 기도가 끊이지 않았고, 말씀을 연구할 때마다 이것이 참 생명이요, 진정한 기쁨이다라고 고백하며 눈시울을 붉히던 때가 있었습니다. 매 주일 선포될 말씀을 기다리며 토요일 밤을 설레임으로 지새우던 그 순수한 열정이, 혹시 분갈이가 필요한 화분처럼 메말라 버리지는 않았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다행히 올 3월은 유독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만큼 분주하지만, 제 안에는 기분 좋은 기대감이 가득합니다. 사순절의 깊은 묵상 끝에 주님께서 주실 응답이 궁금하고, 성도들의 가정을 심방하며 하나님의 복을 전달하는 봉사자로, 서는 매 순간이 참으로 귀하고 떨립니다. 성도들의 삶 속에 일하실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 이 긍정적인 기대감이 피곤한 육신을 이기는 영적인 힘이 됩니다.

    이제 우리는 부활주일을 앞두고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라는 거룩한 분갈이의 시간을 갖습니다. 굳어버린 마음의 흙을 깨뜨리고, 교만과 나태의 뿌리를 정리하여 다시금 십자가라는 생명의 양분을 공급받아야 할 때입니다. 십자가는 단순히 고통의 상징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가장 뜨거운 설레임이자 사랑의 확증입니다. 그 십자가 아래로 다시 돌아갈 때, 비로소 우리 영혼에는 전인적인 치유와 온전한 회복이 일어납니다.

    성도 여러분! 봄꽃을 기다리는 마음보다 더 간절한 은혜의 설레임으로 새벽 제단을 쌓읍시다. 메마른 가지에 꽃이 피듯, 그리스도의 보혈이 흐르는 곳마다 생명의 역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고난의 터널을 지나 부활의 아침, 우리 모두의 심령에 가장 아름다운 은혜의 꽃이 만개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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