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무엇을 보고 듣고 있는가?
    2026-06-13 16:19:31
    관리자
    조회수   8

    지난 한 주간, 베트남 호이안에서 제자훈련을 감당하시는 여러 목사님과 국제포럼을 가졌습니다. 제자훈련의 본질적인 이론부터 현장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함정들, 그리고 제자훈련과 예배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접목할 것인가에 이르기까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하는 참으로 귀한 배움의 시간이었습니다. 주님의 몸된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기 위한 몸부림침들을 엿볼 수 있는 것이 큰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정에서 제 영혼을 가장 깊이 어루만진 것은 다름 아닌 자연의 소리였습니다. 모든 일정이 진행된 호이안 시골 호텔에 머무는 동안, 일상의 인공적인 소음을 벗어난 제 귓가에는 창조주가 지으신 본연의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풀벌레 우는 소리, 아침을 깨우는 우렁찬 닭 울음소리, 벽을 타고 걷는 작은 도마뱀의 바스락거림,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소리와 잔잔하게 밀려오는 물결 소리까지. 스마트폰의 자극적인 영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연을 보고 듣는 그 시간은 메말랐던 감각을 깨우는 놀라운 안식이자 영적인 환기였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의 눈과 귀는 너무나 바빠졌습니다. 가족끼리 한자리에 모여 앉아도 시선과 귀는 서로가 아닌 손안의 스마트폰을 향하기 일쑤이고, 때로 찾아오는 침묵 속에서 서로의 눈을 맞추며 대화를 이어가려 고민하던 낭만은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수년 전 어느 방송에서 “TV를 끄니 비로소 가족이 보이기 시작했다라고 소개했지만, 이제는 그 거실의 TV마저 스마트폰이 통째로 삼킨 채 우리의 손안에 단단히 쥐어졌습니다.

    2011년 한국을 방문했던 구글의 에릭 슈밋 전 회장은 가끔은 디지털 기기를 끄고 가족과 식사하세요. 인간과 컴퓨터는 다릅니다.”라고 경고 섞인 권면을 남겼습니다. 오늘날의 우리는 스스로 수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세상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실상은 손안의 미디어에 지독하게 통제당하며 정작 보아야 할 것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들어야 할 메시지를 놓치고 살아갑니다. 성경에서 가장 빈도 높게 명령하고 있는 두 가지 표현은 다름아닌 보라!”들으라!”입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우리의 삶은 보아야 할 것을 제대로 보고, 들어야 할 생명의 말씀을 잘 들을 때 참 행복속에 살게 되어 있습니다. 인류 불행의 역사는 우리가 마땅히 보아야 할 것을 외면하고, 들어야 할 말씀을 듣지 않을 때부터 시작되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호이안의 낯설고도 고요한 자연은 제게 이 잊힌 진리를 다시금 선명하게 일깨워 주었습니다. 지금, 당신은 일상 속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고 있습니까? 잠시 멈추어 서서 우리의 눈과 귀를 빼앗는 각종 미디어를 곁에서 밀어내고, 진리와 생명을 보고 들을 수 있도록 영혼의 시선을 우리 아버지께 고정해 봅시다. 창조물들이 내는 맑고 순전한 소리에 귀 기울일 때, 우리를 향해 끊임없이 사랑의 메시지를 보내시는 하나님을 더 깊이 보고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침내 우리 삶에 새롭게 보이고 들리는 경이로운 은혜가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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