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설교
하나님의 침묵과 기다림 (시 13:1-6)
“낮에나 밤에나 눈물 머금고 내 주님 오시기만 고대합니다”라는 찬송은 주님을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믿음을 통해 하나님께 기도하고 응답을 기다리는 과정은 때때로 인내심을 크게 요구합니다. 이 기다림을 통해 신앙의 본질을 배우게 되고, 하나님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본문은 다윗의 간절한 기다림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침묵 속에서 기다림이 인생들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 보며 성숙한 신앙에 이를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다윗은 절박하게 하나님께 묻습니다. “여호와여, 언제까지 나를 잊고 계실 것입니까? 언제까지 숨어 계실 것입니까?” 이 질문은 단순한 불평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나오는 솔직한 기도입니다(1). 그는 하나님의 침묵이 영원히 계속될까 두려워하며, 영혼의 깊은 절망 속에서 하나님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이 시편을 고통당하는 다윗의 탄식, 처절한 외침이라고 해석을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구절이 다윗의 하나님 소망함이 얼마나 간절한지를 보여주는 구절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즉 다윗의 하나님을 향한 애타는 심정이라고 할 수 있고, 진정 하나님만을 소망하며 학수고대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윗은 계속해서 고백합니다(2). “나의 영혼이 번민하고 종일토록 마음에 근심하오며, 내 원수가 나를 이겨서 자랑할까 두렵습니다.” 다윗의 이 표현은 그가 처한 상황이 얼마나 절박했는지 잘 보여줍니다. 그는 단순한 정신적 고통이 아니라 영적인 고통까지 겪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고통 중 가장 큰 것은 영적 고통입니다. 특히 하나님의 부재를 느끼거나, 하나님께서 응답하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 우리는 심각한 절망에 빠지게 됩니다. 그가 경험한 가장 큰 고통은 하나님의 침묵이었습니다.
3-4절에서 다윗의 기도는 “내 눈을 밝혀주소서. 그렇지 않으면 죽음의 잠을 잘 것입니다” 라고 고백합니다. 그는 자신의 시선을 하나님께로 향하고 있습니다. 고통과 절망, 죽음 속에서도 문제를 직면하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생명과 빛, 지혜를 구합니다. 그에게 있어서 기다림은 하나님을 바라보는 훈련의 과정이었고, 이를 통해 더욱 의지하고 신뢰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하나님은 이 기다림의 시간을 통해 다윗의 내면을 단련하시고 그를 하나님 마음에 합한 사람으로 만드셨습니다.
우리의 삶에서도 이와 비슷한 순간을 겪을 때가 많습니다. 특히 질병, 경제적 어려움, 인간관계의 위기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리며 절박한 심정으로 부르짖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다윗이 절망 속에서도 하나님과의 소통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하나님께 솔직히 질문하며 자신의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기다림의 신앙은 우리의 고통을 숨기지 않고 하나님께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다윗은 기다림의 끝에서 하나님을 찬양합니다(5-6). “나는 오직 주의 사랑을 의지하여, 내 마음이 주의 구원을 기뻐할 것입니다. 내가 여호와를 찬송하리니 이는 주께서 내게 은혜를 베푸셨기 때문입니다.” 다윗의 기다림은 결국 하나님께 대한 깊은 신뢰와 찬양으로 결실을 맺습니다. 이 신앙은 단지 결과에 따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깊은 신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기다림은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를 맺는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기다림의 신앙은 우리를 하나님의 시간 속으로 초대합니다. 우리는 다윗의 삶과 그의 시편을 통해 하나님을 기다리는 것이 단지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일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와 믿음의 성장을 위한 능동적인 과정임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 삶의 모든 기다림 속에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돌보시고 이끄심을 믿고, 신뢰하며 기다리는 자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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